출근길 지하철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저는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 여러 기사를 훑어봅니다. 매일 쏟아지는 세상 이야기들 사이로 익숙한 단체, 내가 미처 몰랐던 활동을 다룬 기사를 읽어보기도 합니다. 그걸 읽고 나서야 “이런 활동도 있었구나”하고 알게 되죠. 이처럼 우리는 다른 단체의 소식을 뉴스, 기사, SNS와 같은 매체를 통해 알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이야기는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디를 통해 퍼지고 있는 것일까요? 그 시작점은 ‘미디어’일 때가 많습니다. 여전히 미디어가 변화를 확산하는 데 중요한 시작점이 되는 지금, 언론홍보 또한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가는 한 방식이기도 합니다. 제가 아름다운재단에서 맡고 있는 ‘언론홍보’ 업무도 단순히 우리 소식을 알리는 일을 넘어, 재단과 함께하는 공익단체, 기부자가 함께 만든 변화를 널리 전하고,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되는 하나의 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영리기관의 ‘언론홍보’가 낯선 분들을 위해, 제가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생각으로 이 일을 해오고 있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언론홍보 담당자는 어떤 모습일까?” 챗지피티에게 물어봤어요.

언론홍보, 소재 찾기부터 대중의 언어로 풀어내기까지

‘언론홍보 담당자’라고 하면 흔히 보도자료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실텐데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 새로운 소식이나 활동을 정리해서 기자에게 전하는 건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니까요.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랍니다. 보도자료를 작성하기 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재단에 지금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살펴보는 거예요. 새로 시작되는 사업, 준비 중인 행사, 의미있는 사업 결과는 무엇이 있는지 혹은 어떤 목소리를 세상에 들려주면 좋을지 등 소재를 하나씩 정리하면서 적합한 전달 방식을 고민합니다.

보도자료는 재단의 사업, 행사, 기부 소식, 협약(MOU) 같은 공식적인 내용을 대중의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입니다. 보도자료 요청서, 사업 계획서, 행사 개요 등을 바탕으로 정보를 다듬고, 압축하고, 맥락을 연결합니다. 타 팀에서 먼저 요청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담당자가 먼저 소식을 접하고 보도자료 배포를 제안하기도 해요. 보도자료를 쓸 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전하는 것이에요. 보도자료를 받아보는 이는 기자고, 기자의 기사를 읽는 이는 대중이기에 비영리 업계 안에서만 통하는 표현이나 용어는 지양하고 있어요. 꼭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설명을 덧붙이죠.

예를 들어, 최근 서울시·양천구와 함께 조성한 ‘무장애 실내놀이터’ 보도자료를 작성할 때는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어린이와 보호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곳’이라는 설명을 추가했어요. ‘무장애’라는 단어가 익숙해 보여도 정확한 의미는 낯설 수 있으니까요. 또 지난 6월, ‘청소년부모 주거지원사업 임팩트연구 보고 – 조명하다’ 보도자료에서는 ‘청소년부모’가 ‘임신·출산·양육을 경험하는 만 24세 이하 청소년’인 점을 설명했어요. 우리는 자주 쓰는 단어지만, 대중에게는 생소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의 메시지를 사회에 전하는 과정, 그 속의 고민

대중의 언어로 풀어낸 보도자료를 배포하면, 소식을 접한 매체로부터 취재 요청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다거나, 행사에 직접 참석하고 싶다는 연락이 오는 경우입니다. 이때도 언론홍보 담당자의 역할은 이어집니다. 단순히 인터뷰 일정을 조율하거나 장소를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사를 통해 사업의 의미와 취지를 잘 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내용을 조율합니다.

인터뷰 촬영 취재지원 현장

이처럼 언론홍보는 단순히 소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아름다운재단의 관점과 메시지를 사회에 전달하는 방식과 방법을 고민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보도자료를 쓰거나 인터뷰를 조율할 때뿐 아니라, 매체 기고를 준비할 때도 이 고민은 계속됩니다. 기고는 보도자료와는 조금 결이 다른 작업입니다. 보도자료는 재단의 이야기를 직접 전하는 형식이라 우리의 언어를 그대로 담아내는 데 비교적 자유로운 반면, 기고는 매체라는 외부 플랫폼에 실리는 글이기 때문에 재단의 이야기와 관점을 녹이되 독자의 시선과 관심을 더 섬세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사업의 소식을 전하는 데 집중하기 보다는, 지금 왜 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에 더 많이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위기 상황에 대비한 모니터링과 브랜딩 확산을 위한 매체 네트워크 형성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어요. 아름다운재단이 더 널리 알려지고, 더 많은 이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배우고, 써보고, 성장하는 언론홍보 담당자

마지막으로 언론홍보 업무를 더 잘 해내기 위해 받았던 도움들을 추천해보려 합니다. 한겨레교육센터에서 진행하는 보도자료 작성 교육을 수강한 적이 있어요. 다양한 업계의 보도자료를 비교하며, 어떤 형식과 표현이 독자에게 더 효과적으로 전달되는지를 배웠습니다. 같은 메시지도 업계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표현되는지, 명확하게 소식을 전하는 방법, 문장의 구조나 제목 짓는 방식 등 실용적인 노하우도 함께 익힐 수 있었습니다.

한겨레교육센터에서 수강했던 보도자료 작성 교육

또, 보도자료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글쓰기 감각을 키우기 위해 관련 서적들을 찾아 읽고, 재단의 이야기를 더 나은 언어로 풀어내는 연습도 하고 있어요. 출퇴근길에 읽은 기사 속 인상 깊은 표현이 있으면 캡처해두고, 어떻게 하면 나의 표현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기도 합니다.

글쓰기 감각을 키우기 위한 서적과 기사 캡처 모음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내리라 믿고 있습니다. 언론홍보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재단과 사회를 잇는 다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 또한 그 다리가 더 단단하고 넓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배우고, 성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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